[성명] 성폭력 감추는 전남대학교가 범인이다 -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학교와 인권센터의 악질적인 책임 방기에 부쳐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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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감추는 전남대학교가 범인이다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학교와 인권센터의 악질적인 책임 방기에 부쳐


2018년 12월,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 교수들이 주최한 술자리에서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당일 주최자인 교수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고, 이듬해 3월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이에 5월, 인권센터는 징계요청결정을 내리겠다고 피해자에게 고지했으나 이내 갑작스럽게 형사절차와 징계를 연계하겠다고 했다. 10월에 이르러서는 가해자의 지인이 사건에 대해 허위 진술한 건의 사건 해결 권한이 없다며 법전원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통보했고, 결국 사건 발생 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런 제재없이 2차가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교수들이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조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피해자 보호조처를 요구한 교수들이 피해자의 신고를 기획한 게 아니냐며 모함하고, 피해자에게 “과하다”라고 말하거나 신고를 취하하라고 회유하기도 했다. 피해자보호조처를 요구했다가 모욕과 공개적 비난을 들은 교수들은 그 교수를 인권센터에 신고했으나, 인권센터는 오히려 2020년 1월 ‘법전원 공동체를 해하였다’는 이유로 피해자보호를 이야기한 교수들에게 공개사과문 작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법전원 공동체를 해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진정으로 사과해야할 장본인은 성폭력 사건을 법적으로만 협소하게 이해하여 피해자를 조금도 보호하지 못한 인권센터와 몇몇 교수들이다. 그들이 피해자에게 2차가해자와 동석하라고 종용하거나 2차가해는 소관이 아니라며 ‘공동체적 해결’을 오용하던 바로 그 순간에, 법이 추구하는 정의는 물론 법전원 공동체도 파괴되었다. 법전원 교수라는 명목으로 신고 및 처벌 가능 여부를 자의로 판단하고, 징계위원회 소속 교수가 수업 시간에 피해 사실을 공공연하게 조롱하며, 인권센터는 2차가해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며 사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방치한 전남대학교는 성폭력에 대해서도 공동체에 대해서도, 심지어는 법에 대해서도 무지함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전남대학교가 말한 '법'은 징계를 위한 규정이 미비하고 권한이 부족한 경우 피해자 대신 가해자만이 학교의 비호를 받으며 당당하게 학교생활을 영위하는 것에 불과했다.


전남대학교뿐 아니라 여러 대학에서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고자 한 사람들은 아직도 부적절한 조처에 대항하거나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 싸우고 있다. 최근에는 경미한 처벌을 받았던 가해자가 복귀하는 상황 또한 마주하고 있다. 올해 최초로 ‘대학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지원체계 구축’에 교육부 예산안이 편성됐지만 교육부 예산의 0.16%라는 비중은 여전히 성폭력 사건을 부차적인 문제로 여기는 경향을 보여준다. 피해자의 오랜 호소를 외면하고 성폭력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전남대학교가 쇄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학교의 성폭력 사건 대응 체계 전반을 재검토하여 피해자가 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죄하는 것이다. 인권센터에 기본적인 피해자보호조처를 요청한 교수들의 행동을 ‘공동체를 해하는’ 행위로 규정하는 대신, 우리에게는 새로운 공동체가 필요하다. 어떤 구성원이든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뒤에도 주변의 지지를 받으며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으며, 나를 지켜주고 또 내가 지키고 싶은, 그런 공동체가 절실하다.


2020년 6월 4일

유니브페미


*이 성명은 대학원생노조 릴레이 성명 5번째를 이어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