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모든 공간, 모든 존재에게 평등을 ― 국회의원 10인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정 권고를 환영하며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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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그라데이션 배경 위에 성명의 제목인 '모든 공간, 모든 존재에게 평등을 -국회의원 10인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정 권고를 환영하며-'라고 쓰여 있고, 하단에는 유니브페미 로고가 반투명하게 들어가 있다.

[성명] 모든 공간, 모든 존재에게 평등을

국회의원 10인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정 권고를 환영하며


6월 29일, 국회의원 10인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3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21대 국회에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권고했다. 터무니없는 혐오와 비난 때문에 수차례 발의와 계류, 폐기를 반복하던 차별금지법이 다시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아직 우리는 사회적 차별로 인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수많은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작년 유니브페미에서 공개한 대학 성평등 관련 제도 현황에 따르면 서울 소재 4년제 43개 대학 중 모든 구성원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가지고 있는 곳은 딱 한 곳이다. 65%의 대학이 인권·젠더 필수 교양을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강의평가에 성인지 감수성 항목을 포함하지 않은 대학 또한 46%에 육박한다. 학적부상 성별 선택지에 ‘기타’ 항목을 포함한 대학은 2개뿐이고 성중립 화장실은 단 한 곳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대학을 평등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유학생을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성 게시글이 제재 없이 쏟아지고 있다.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95%의 대학 인권센터 관계자가 혐오표현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법률상 근거의 부재로 인해 성차별·소수자혐오 사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을 문제로 지적했다. 커뮤니티나 sns에서의 사이버불링부터 단톡방 성희롱, 디지털 성착취로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번지는 동안 이를 막기 위한 시도는 번번이 좌절되어왔다. 그리고 이것은 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차별금지법은 모든 공간, 모든 이들에게 필수적인 공적 선언이다. 실존하는 차별을 없는 것으로 치부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국가와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몫으로 설정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차별이 작용하는 구조와 방향, 권력의 불평등한 재편과 그로 인해 생기는 소수자성에 대해 모두가 기꺼이 고민하겠다는 약속이다. 차별해도 되는 사람은 없으며, 차별이 용인되는 공간은 없다. 지금까지 이 당연한 명제를 외면해온 사회를 향해 이제 우리는 평등을 선언할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의 ‘나중에’는 없다. 늦기 전에 지금 바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함께 나아가자, 모든 공간에서 모든 존재들이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로.


2020년 7월 1일

유니브페미